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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청소년의 봉사활동

  처음에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쓸 것을 생각하고 글에 써 볼만한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요즘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봉사하는 이유가 점수에 반영되는 것 때문이거나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권유하기 때문이라는 기사, 봉사활동에 대한 다양한 체험담 등이 있었다. 그것을 토대로 하여 글을 쓰려니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내 경험을 통해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대학생이 되서 생각해보니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의 봉사활동은 정말 단순할 뻔 했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도서부 소속으로 도서관 관리를 맡아 고등학생 때 까지 그 일을 계속 하였기 때문에 도서부 활동을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봉사활동 시간을 따로 챙겨 본 적이 없다. 적어도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2학년 때 학칙 변화로 학내 도서관 관리 활동에 대해서는 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 없게 되었다. 마침 그 때 학교에 봉사동아리가 생겼다. 한 달에 2번씩 학교 근처의 요양 병원을 찾아가 봉사를 하는 동아리였는데, 딱히 다른 곳에서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을 해 본 경험도 없고 내가 다른 곳에 직접 찾아갈 자신도 없어서 그 동아리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봉사를 가서 하게 된 일은 급식 준비, 청소, 목욕봉사 등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주로 한 일은 요양병원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와 풍선아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도와드리고 말동무가 되어 드리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나이가 많으신 분들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어서 처음에는 어떻게 내가 그 분들을 도와드려야 할 지 잘 몰랐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 분들을 병실에서 행사장 까지 안내해드려야 했는데, 처음에는 이것마저도 힘들었다. 노인 분들이 개개인 마다 불편한 부분이 다르셔서 안내해드릴 때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달랐고, 또 모시고 가는 시간에 어떤 대화를 해야 할지도 잘 몰랐다. 이러한 부분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어떠한 계기에서든지 일단 시작하게 된 봉사활동인 만큼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거기에 봉사활동 학생들을 담당하고 계시는 사회복지사 선생님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도 많이 하고, 다른 친구들이 하는 것을 보고 참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좀 더 재미있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고, 더 많은 부분을 배려할 수 있었다. 왕복 2시간 거리를 왔다 갔다 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는 많은 것을 얻어오는 느낌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뜻을 같이하여 우리 동아리는 3학년 여름방학까지 활동을 지속 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헌혈이나 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굳이 멀지 가지 않고, 그렇게 힘들지도 않은 다양한 봉사활동이 있다. 나도 그런 봉사활동을 해봤고 그런 활동도 충분히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시절 오로지 봉사활동 시간만을 위해 한 가지 봉사활동만 한다면 그것은 중·고등학교 시절 겪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을 스스로 버리는 게 아닐까? 이런 저런 봉사활동을 해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봉사활동 시간을 위한, 학교나 부모님의 강요에 의한 봉사가 아니라, 내가 원해서 하는 봉사를 하고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