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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내일로(2012/2/7~2012/2/11)

내일로여행 1일차]순천에서의 하루 그리고 내려놓음

여행을 출발하면서 나는 캐주얼 백팩 하나에 짐을 모두 다 담았다. 가방크기가 매우 작았다. 이사하느라 다 버려서 그게 나의 유일한 가방이라 어쩔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불편한건 없었지만, 그래도 좀 더 큰 가방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혼자 여행을 간다고 하면 다들 얻는 많다고들 한다. 나도 뭔가를 얻기를 바라며 여행을 시작했다.

나의 첫 여행지는 순천 이였다. 순천에는 낙안읍성, 드라마세트장, 순천만 일몰 을 보러들 가는데, 나는 낙안읍성과 순천만 일몰을 보기로 하였다. 순천에 도착했을 땐 점심시간 이였는데, 딱히 먹을 곳을 찾지 못해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관광안내소에 들러 버스노선과 동선을 확인하고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낙안읍성이였다. 나를 포함해 많은 여행객들이 있었다. 대부분 내일로 여행중인 듯한 느낌이 있었다. 내일로 깃발을 가방에 꽂아놓은 분들도 있었다. 낙안읍성 근처는 정말 한적했다. 드라마나 영화, 다른 유적지처럼 그냥 옛 모습을 보존한 성벽이엇다. 그래서 처음엔 단순한 관광지일 꺼라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엇다. 안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고 음식점, 민박 등이 있었다.
 




낙안읍성 내부 구경을 마치고, 성곽을 따라 가보았다. 걷다보면 올라가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있으면 낙안읍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나는 이번 여행의 목표를 바꾸었다. 내려놓기로 하였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낙안읍성의 드넓은 모습을 바라보며, 이번여행에서는 모든 걸 내려놓고 가고 싶었다. 일상에서의 고민,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걱정 같은 것들을 말이다.
 

 

낙안읍성 관광을 마치고 나왔는데, 차시간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그 날 날씨가 너무 추워서 버스정류장에 있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건너편 은행ATM기가 있는 곳에서 쉬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그 날 낙안읍성에는 정말 눈이 많이 왔다. 눈이 온 후의 낙안읍성도 정말 경치가 좋을 것 같았는데...

다음여행지는 순천만 이였다. 중간에서 갈아타야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잘 못할 것 같아서 그냥 순천역으로 가서 관광안내소에 다시 문의한 후에 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많은 여행객들이 있어서 그냥 그들에 몸을 맡기고 따라갔다. 결국 순천만에 빠르고 정확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순천만입구에서 문의한 결과 일몰시간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용산전망대로 가기 전에 주변 경치도 구경하고 카페에서 몸도 잠시 녹일 수 있었다. 순천만에는 일몰장면도 좋지만 전시관도 정말 잘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다른 분들도 전시관을 꼭 한번 쯤 가보셨으면 한다.


순천만은 갈대가 정말 예쁘다. 주변의 산, 바다, 하늘과 정말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갈대의 소리도 정말 예쁘다. 갈대 소리를 들으니 내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이번 여행을 오게 된 게 정말 잘 된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제 용산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해가 지는 방향에 구름이 잔뜩 있었다. 내가 원하던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구름사이로 해가 빛을 토하는 듯한 장면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어릴 때 바다에서 그런 모습을 딱 한 번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순천만에서 두 번째였다. 처음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하늘에서 무언가 내려올 것 같은 그런 느낌.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 것 같은 풍경이었다.

 

 

 

여기부터가 용산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인데, 그 날 날씨가 너무 추웠다. 나는 장갑도 없었다. 손등이 찢어질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 손등이 터서 피가 났었다. 너무 추워서 계속 사진을 찍고 있을 수가 없었다. 용산전망대에 휴게실이 있어서, 사진 찍다가 들어가서 손을 녹이는 과정을 반복했다. 비록 구름 때문에 내가 원하던 일몰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너무 아름다웠다. 이번 일몰을 보기 전에는 일출만을 봤었는데, 일몰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 이였다. 하지만 순천만의 일몰을 본 후 일몰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몰이 더 좋아질 것만 같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사진을 최대한 안 찍기 위해서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았는데, 순천만에서 너무 후회됐다. 폰카도 화질이 300만 화소 밖에 안 되고, 노출조절도 안돼서 양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다. 디카와 삼각대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아쉬운 데로 폰카에서 지원하는 파노라마 모드로 몇 장 찍었다. 하지만 초점이 맞지 않은 것도 있고 잘 안 찍힌것도 있어서 두 장 밖에 건지지 못했다. 다음에는 꼭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가서 순천만에 다시 방문하고싶다.

 


내려와서 버스를 타고가 역 근처에서 저녁을 해결하였다. 순천만에서 백반을 먹고 싶었지만, 일행이 없는 관계로 그러지 못하였다. 혼자 다니는 여행의 최대 단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순천에서의 하루는 정말 너무 훌륭했던 하루였다. 다시 한 번 내일로 여행을 가게 되면 그 때도 반드시 순천만을 방문하게 될 것 같다.